쉼표, 찍고 떠나는 세상의 끝 아이슬란드
쉼표,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쉼표가 필요하다. 지란지교 시큐리티에서는 5년마다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바로 근속 휴가! 휴가뿐만 아니라 황금 열쇠와 복지 포인트 등으로 축하를 받게 된다. 남들보다 빠르게 달리진 않았지만 뒤처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걸어온 나의 삶에 또 한 번 쉼표를 추가한다. 20대에 입사해서 30대가 무르익어 가는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걸어올 수 있게 원동력이 되어준 나의 와이프와 연구소 개발 2팀 그리고 모든 동료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나는 근속 5주년 시기 가을에 결혼을 했고 신혼여행으로 아이슬란드에 다녀왔다. 힘들면 쉬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걷다 보니 벌써 근속 10주년이다. 내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던 그곳 세상의 끝 아이슬란드에 또다시 날아갈 생각이다.
여행 한 달 전에 욕심 넘치는 일정의 항공권을 예약하고… 첫날 숙소와 렌터카를 예약했다. 그리고 MBTI J들을 모두 속 터지게 할 P의 여행을 계획했다.
실제 우리의 여행 계획 스케줄이었다. (이마저도 3월 8일 ~ 3월11일까지만 한국에서 채우고 그 이후는 당일 또는 하루 전날 채웠다.)
이런 점에서 와이프와 여행 성향이 잘 맞는다. 길을 가다가 예뻐 보이는 곳에 주차를 하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곳에서는 일정보다 더 머물기도 한다. 그리고 주변을 걸어 다니는 여행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MBTI P는 계획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계획을 더 좋은 방향으로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P들도 수많은 계획을 한다. 단지 그것을 당일 또는 하루 전에 정하거나 계획이 틀어 지더라도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는 것이 아주 조금 다른 점일 것이다.
도전하는 여행
여행의 묘미는 여행 준비부터 느끼는 설렘과 즐거움에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아이슬란드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오로라! 빙하! 폭포! 화산까지 어디서도 경험하기 힘든 대자연의 모든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너무 멀고 힘든 여정이다. 얼마나 힘든지 이미 5년 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직항도 없고 하늘에서 밥을 두 끼를 먹고 비행기를 갈아타고 하늘에서 간식을 또 먹고 나서야 비로소 아이슬란드에 도착한다. 그럼에도 아이슬란드를 두 번이나 찾은 이유는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5년 전에 채우지 못한 버킷 리스트,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채우기 위해 다시 도전한다.
세상의 끝에서 새로운 경험
아이슬란드를 잊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 나도 비현실적인 풍경에 있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어떨 때는 둘리가 다녀간 얼음별에 온 것 같고, 어떨 때는 마션에 나온 화성에 온 것 같은 충격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실제로 아이슬란드에서 인터스텔라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5년 전 돈이 부족해서, 시간이 부족해서, 검색이 부족해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 그리고 너무 좋았던 것들을 다시 경험해 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오로라는 자연이 보여 주는 신비로움 중 가장 황홀한 경험이 아닐까 생각한다. 5년 전 오로라를 못 보고 떠난 것이 한이 맺혔었는데 드디어 한을 풀었다. 그것도 첫날부터 찐하게 보여주는 것을 보니 앞으로의 여행이 술술 풀리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주 짧은 만남이었다. 오로라를 처음 만나서 이렇게 빨리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짧지만 강렬한 만남을 가진 첫날이 이렇게 저물었다.
이미 경험해 본 곳이라고 생각해서 시내를 간단히 돌아다닐 생각이었으나 너무나 새로웠다.
내가 알고 있던 모습도 그대로 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처음 와 본 것처럼 다시 돌아다니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근처 공원에서 핫도그를 만들어 먹었다. 아이슬란드는 핫도그가 꽤나 유명하다.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모든 재료를 한곳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소시지만 삶으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핫도그 가게에는 늘 사람이 많다. 그리고 어디를 가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에 시선을 빼앗긴다.
🌭🌭아이슬란드 핫도그 레시피
길쭉한 빵 + 양파 후레이크 + 삶은 소시지 + 특제 소스 = 아이슬란드 핫도그
사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지구 온난화 최대 피해자 빙하다.
빙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빙하 동굴에 직접 가볼 계획이다. 개인이 찾아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므로 투어를 예약해야만 갈 수 있고, 매년 빙하가 얼었다 녹으면서 위치도 변경된다고 한다. 그러다가 사라져 없어져 버릴지도 모르는 그런 곳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폭포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폭포가 있지만 그중 으뜸은 굴포스 폭포다. 황금빛 폭포라는 뜻을 가진 굴포스 폭포는 너무나도 거대해서 근심 걱정 다 떨쳐내고 물멍을 즐길 수 있다. 부서져 흩날리는 물방울에 옷이 다 젖어도 상관없다.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요즘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화산 폭발!
그 현장에 다녀왔다. 그냥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을 뿐이다. 도심에서 몇 시간 떨어진 이곳의 첫인상은 여기가 지구가 맞나? 다른 행성인가? 이런 생각이 들 때쯤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화산이라는 것이 터진 곳에서 계속 터지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터진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마그마가 흘러나온 곳을 보기 위해서는 등산이 필요하기도 하다. 내가 보고 싶었던 곳은 마을 쪽으로 흘러내려온 마그마였으나, 화산 그 자체로 온 것이다. 마그마 코스는 화산이 터진 연도별로 나눠져 있으며, 그래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우리는 15분이면 갈 수 있는 가장 낮은 코스로 향했다. 가장 긴 코스는 편도로 5시간가량 소요된다.
붉게 활활 타오르는 마그마는 아니지만 아직 뜨겁게 살아있음을 보여주듯 여기저기 김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귀국하고 들은 소식이지만 우리가 출국한 후 며칠 뒤 화산이 또 터졌다고 한다. 한편으론 아쉽지만 공항까지 폐쇄될 정도로 큰 화산 폭발이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쉼표
얼음과 불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아이슬란드에 다녀온 것은 내 인생에 있어 한없이 값진 경험이다. 더 넓은 세상에 뛰어들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은 처음엔 두렵지만 직접 부딪혀 보면 그 감동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된다. 이런 두근거림이 나를 더 힘낼 수 있게 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직장인이라면 항상 시간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이렇게 근속 휴가라는 제도를 이용해 누구나 리프레시 할 수 있도록 하고 다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지란지교시큐리티가 직원들과 함께 발전해 나가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쉼표를 잘 찍어가며 오늘도 걷고 있다. 그래서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다. 나에게 쉼표란 단순히 쉬어가는 시간이 아니라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채워가는 이야기의 한 페이지다. 마침표를 찍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가 보겠다고 오늘도 다짐하며 나의 10주년에 쓰인 쉼표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