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초보자는 키움보다 토스를 먼저 연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개미들의 성지’로 불리던 키움증권의 HTS, 네이버 종목 토론방의 실시간 리플들 속에서 이른바 주식 투자의 대중화가 이뤄졌다면, 지금은 그 흐름의 중심에 토스증권이 있다.
도대체 어떻게 토스는 이미 굳건했던 투자 플랫폼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을까? 키움과 네이버가 놓쳤던 기회를, 토스는 정확히 짚어냈다.
1. “쉽고, 예쁘고, 빠르게” – MZ 세대의 선택을 받은 UX
기존 증권 앱은 복잡했다. 계좌개설은 따로, 주문은 따로, 뉴스는 또 다른 앱에서 봐야 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기능은 많지만 어렵다’는 평이 많았다. 반면 토스는 그 반대로 갔다.
토스증권은 주식 투자 앱의 UX를 재정의했다. 한 화면 안에 종목 정보, 차트, 뉴스, 투자지표가 정리돼 있고, 스크롤 몇 번이면 대부분의 정보에 도달할 수 있다. 별도 메뉴 탐색 없이 '눈에 보이는 정보로 투자한다'는 흐름을 만든 것이다. 익숙한 송금 앱의 UX 안에서 자연스럽게 주식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었다.
2. “토론보다 정보” – 콘텐츠 전략의 승부수
네이버 종목 토론방은 정보의 바다지만, 동시에 감정과 루머의 장터다. 투자 초보자에게는 과잉 정보이자, 피로의 공간일 수 있다.
토스는 ‘선택된 정보’를 중심으로 콘텐츠 전략을 짰다. 종목을 클릭하면 핵심 재무 정보, 공시, 최근 뉴스, 수급 요약까지 한 번에 보여주고, 초보자를 위한 해설 콘텐츠도 함께 제공한다. 주식에 대해 공부하면서 투자까지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무엇보다 ‘의견’이 아닌 ‘사실’에 집중했다. 토론방을 없애거나 제한하면서, 신뢰 기반 콘텐츠로 브랜드를 쌓았다.
3. “생활 금융의 연장선에 투자 있다” – 금융 슈퍼앱 전략
토스의 강점은 이미 ‘생활금융 앱’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월급 들어오면 자동으로 예산이 잡히고, 카드 내역이 분류된다. 그런 와중에 ‘투자’도 하나의 생활 기능으로 붙은 것이다.
사용자는 토스 안에서 계좌 개설, 이체, 종목 검색, 매수까지 클릭 몇 번으로 끝낸다. 별도의 증권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된다. 투자 진입 장벽을 철저히 낮춘 것이다.
잔돈 투자, 소수점 매매, ETF 큐레이션 등도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MZ 세대에게 ‘투자=쉽고 안전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4. “신뢰를 기반으로 한 투자 문화 만들기”
토스는 ‘빚투’, ‘영끌’과 거리를 두면서도 주식 시장에 진입한 사람들에게 신뢰를 제공했다.
ETF 중심의 분산 투자, 특정 종목을 강조하기보다 시장 흐름을 이해시키는 콘텐츠, 그리고 절제된 인터페이스까지. 토스는 '돈 버는 앱'이 아니라, '돈을 지키는 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무리. 토스가 보여준 “금융 UX의 재해석”
키움이 ‘기능’에, 네이버가 ‘커뮤니티’에 집중했다면, 토스는 ‘경험’과 ‘신뢰’에 집중했다. 그 결과, 토스증권은 단순한 MZ 세대의 투자 입구를 넘어서, 금융 슈퍼앱으로 확장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주식 투자 시장은 단순히 종목 선택의 전쟁이 아니라, 사용자의 시간을 누가 더 부드럽게 점유하는가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토스는 이 싸움에서 한 수 앞서 있었고, 그 ‘편안함’이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시장은 언제나 변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사용자가 머무는 곳이 결국 돈이 머무는 곳이다.
그리고 지금, MZ의 돈은 키움이 아닌 토스에 머물고 있다.
